
"꿈에라도 한 번만 보여달라고 간절히 청했건만,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으셨습니다. 그 야속함 뒤에 숨겨진 진짜 뜻을 깨닫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1. 꿈에조차 찾아오지 않는 어머니
사람들은 흔히 돌아가신 부모님이 꿈에 찾아왔다며 그리움을 달래곤 합니다.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 꿈속에 나타나 손을 잡아주었다거나,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슴 한구석에 아련한 부러움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 저 역시 어머니가 많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청해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 제발 꿈에라도 한 번만 나와주세요. 얼굴이라도 한 번만 보여주세요."
하지만 아무리 간절히 바라도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제 꿈에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남들은 꿈에서 부모님을 만나 위로를 받는다는데, 왜 나에게는 그 작은 꿈길조차 열어주지 않으시는지... 당시에는 그것이 괜히 서럽고 야속하게만 느껴졌습니다.
2. 사람들이 말하는 부모님 꿈 해몽과 그 진짜 의미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거실/ 출처: Pexels
"일반적인 꿈 해몽에서는 부모님의 모습으로 길흉을 점치지만, 꿈에조차 오지 않는 침묵 속에는 더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꿈에 나타나면 그 표정과 행동에 따라 다양한 해몽을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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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반적인 꿈 해몽이나 민간 신앙에서는 부모님의 방문을 '영혼의 메시지'나 '이승에 남은 미련'으로 해석하곤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인생의 산전을 다 겪으며 성경을 깊이 읽다 보니, 꿈에 나오지 않는 어머니의 깊은 침묵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사랑의 형태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에게 조그만 걱정이나 미련조차 남기지 않으실 만큼, 이 땅에서 당신의 사랑을 완벽하게 다 쏟아붓고 가셨던 것입니다. 자식이 당신의 부재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의 삶을 당당하고 온전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가장 완벽한 평안의 축복'이었던 셈입니다.
3. 집에서 함께 빚던 동그란 시래기, 그리고 어머니의 한마디

정겨운 시골집 장독대/ 출처: Pexels
"어린 자식이 고생할까 장터에는 절대 못 오게 하셨던 어머니. 그 곁에 꼭 붙어 함께 빚던 동그란 시래기 속에는 자식을 향한 피땀과 사랑이 고여 있었습니다."
꿈에서는 뵙지 못했지만, 눈만 감으면 중학교 시절의 그 선명한 정경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집에서 삶은 시래기를 손질해 호떡 모양처럼 동그랗게 모양을 잡고 단단히 만들어 두셨습니다.
어린 저 역시 어머니의 고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어, 어머니 옆에 꼭 붙어 앉아 시래기를 함께 동그랗게 빚어 만들어 드렸습니다.
흙먼지 날리는 시골 장터로 파시러 나가실 때면, 어머니는 어린 자식이 장터의 차가운 바람과 고된 일을 겪을까 봐 절대로 장터에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집에서 곁을 지키며 시래기를 함께 빚어드리는 것만으로도, 어머니는 저를 가만히 바라보시며 짧게 한마디를 던지셨지요.
"고맙다."
투박하고 짧은 그 한마디. 나이가 들고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자식이 험한 장터에 나오는 것은 한사코 막으시면서도, 집에서 손을 보태주던 어린 자식에게 던진 그 짧은 두 글자 안에는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당신 목숨보다 더 깊은 사랑이 꽉 들어차 있었다는 것을요.
장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해질녘, 어머니 손에 들려 있던 묵직한 번데기 한 부대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한동안 장터에 자주 갈 수 없었기에 자식이 먹을거리를 걱정하지 않도록 넉넉하게 사 오신 그 번데기는, 배고픔을 잊은 채 자식의 입에 무언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배부르셨던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이었습니다.
4. 구름 기둥과 불 기둥: 광야를 지키는 거룩한 흔적

어두운 밤길을 밝게 비추는 등불 / 출처:Pexels
"광야 같던 인생길마다 나를 인도했던 것은, 꿈속의 아련한 환상이 아니라 어릴 적 어머니가 몸으로 보여주셨던 실존하는 사랑의 불빛이었습니다."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거친 광야를 지날 때,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 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셨습니다.
손끝에 차갑게 닿던 물기 젖은 시래기의 촉감과, 집에서 내 곁을 지켜주시던 어머니의 따스한 체온. 그 시절의 기억은 저에게 있어 인생의 광야를 밝혀준 '불 기둥'과도 같았습니다.
꿈에서 어머니를 만나지 못해도 서러워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이미 그분의 사랑이 제 삶 전체를 덮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향만리 해외에서 외로움과 싸울 때나, 사업의 큰 좌절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 입었던 그 묵직한 사랑의 기억이 내 영혼을 굳건히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5. 성경 속 야곱의 삶: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입고 자란 축복

낡은 성경책 'Holy Bible King James Version 출처: Pexels
"어머니 곁에서 시래기를 함께 만들며 사랑을 입던 어린 날의 제 모습은, 훗날 성경을 읽고 보니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축복을 한몸에 받았던 야곱과 참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성경을 깊이 읽다 보면, 하나님의 거대한 축복과 은혜를 입은 인물인 야곱의 생애가 눈에 들어옵니다.
훗날 성경을 깊이 읽어 내려가며 비로소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어머니 옆에 꼭 붙어 앉아 물기 젖은 시래기를 함께 동그랗게 빚고, 장터에서 돌아오신 어머니가 사주신 묵직한 번데기 한 부대에 행복해하던 제 모습이 마치 어머니 리브가의 특별한 사랑과 품 안에서 그 헌신적인 돌봄을 듬뿍 입으며 자라났던 야곱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었다는 것입니다.
성경 속 야곱은 어머니의 깊은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라며 가문의 축복을 이어받는 인물이 됩니다. 야곱이 훗날 낯선 타향으로 떠나 험난한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진짜 힘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받았던 그 묵직하고 따스한 사랑의 기억이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시래기를 빚으며 느꼈던 무조건적인 사랑과 저를 아끼며 던지셨던 "고맙다"라는 한마디는, 내 영혼 깊은 곳에 축복처럼 남아 인생의 온갖 풍파를 견디게 만드는 가장 튼튼한 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6. 꿈보다 깊은 실존의 사랑, 그리고 손녀에게 이어지는 축복

아이를 품에 따뜻하게 안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 / 출처: 손녀를 처음 품에 안았던 날, 아들이 가만히 담아준 모습
"어머니가 꿈에 오지 않는 것은 나를 잊으셔서가 아닙니다. 이 땅에서 주신 사랑만으로도 내가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믿으시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흘러 저 역시 할아버지가 되고, 새로 태어난 손녀를 품에 가만히 안아보았을 때 비로소 가슴 깊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내 품에 쏙 들어오는 작은 생명을 가슴으로 안아 올리며 누군가를 조건 없이 품어주는 위치가 되어보니, 어릴 적 집에서 물기 젖은 시래기를 함께 빚던 저를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그 아득하고 깊은 마음이 제 안에서 비로소 온전히 완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 묵직한 사랑과 축복은 이제 제 손녀에게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돌아가신 부모님이 꿈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을 품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일반적인 꿈 해몽에 연연하며 '왜 나에게는 오시지 않을까' 서운해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제는 그 아쉬움을 거두셔도 좋습니다. 꿈이라는 아련한 환상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명확한 '실존의 기억'과 '사랑의 유산'을 부모님은 이미 우리에게 남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꿈길을 서성이며 안타까워하기보다 어릴 적 나를 향했던 어머니의 따뜻한 눈빛과 말 한마디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담아, 손녀가 앞으로 걸어갈 모든 길 위에 깊은 축복을 건네어 봅니다.
어머니는 꿈에 나타나지 않으셔도 이미 제 피와 영혼, 그리고 내 아이와 손녀의 삶 속에 완벽하게 살아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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