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교육생을 만났습니다.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는 분도 있었고, 부모님이나 배우자를 직접 돌보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중 지금도 잊히지 않는 한 분이 계십니다. 70대 중반의 한 남성분이 교육원에 등록 상담을 받으러 오셨습니다.
"아내가 치매입니다. 직접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려고 왔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분은 같은 마을에 사는 지인에게 배우자를 직접 돌보는 가족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가족요양(부부요양)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하루 약 90분의 가족요양을 통해 한 달 80~9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되셨다고 했습니다.
연세 드신 부부에게는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분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급여가 아니었습니다.
"아내를 조금이라도 더 잘 돌보고 싶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 한마디에 그분의 진심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아내를 직접 돌보기 위해 오신 70대 교육생 이야기
상담을 이어가던 중 그분은 조용히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내가 대부분 누워 지내는데 하루 종일 같은 말을 계속합니다. 치매라서 그런 걸 머리로는 알지만,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으면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 때가 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신 그분은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젊었을 때 아내에게 잘 못해준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정도는 제가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참고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에게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는 병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사랑과 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신 말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합니다. 아픈 아내가 아직 제 곁에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들으며 노년에는 부부가 가장 큰 버팀목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걸어온 사람입니다. 기쁜 날도 있었고, 힘든 날도 있었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것이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 중 가장 많이 받았던 치매 질문 10가지
1. 치매 환자는 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할까요?
치매는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방금 했던 말도 기억하지 못해 같은 질문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반복되는 말을 계속 들어줘야 하나요?
가능하면 부드럽게 반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까 말했잖아요."라고 다그치기보다 짧게 공감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화를 내면 기억이 돌아올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감만 커질 수 있습니다.
4. 거짓말을 하는 걸까요?
대부분은 기억의 문제이지 의도적인 거짓말이 아닙니다.
5. 혼자 두어도 괜찮을까요?
초기에는 가능할 수 있지만 진행될수록 안전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6. 치매 환자와 말다툼하면 어떻게 될까요?
논리적으로 설득하려 하기보다 감정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치매는 완치될까요?
현재는 완치보다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치료와 관리가 중요합니다.
8. 가족도 많이 지치나요?
네. 치매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도 함께 돌봄을 이어가는 질환입니다. 가족의 휴식도 꼭 필요합니다.
9. 가족요양은 도움이 될까요?
조건을 충족하면 경제적인 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어 많은 가정에 도움이 됩니다.
10.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환자를 바꾸려 하기보다 가족이 치매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해가 깊어질수록 돌봄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 교육생이 제게 남긴 한마디

수료를 앞두고 그분이 제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힘들긴 해도 아픈 아내가 아직 제 곁에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노년에는 부부가 최고의 친구라는 말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아이들을 위해 살고, 생계를 위해 바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결국 가장 오래 곁을 지켜주는 사람은 배우자입니다.
기쁨도 함께했고, 어려움도 함께했고, 수십 년의 시간을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기에 병마 앞에서도 쉽게 등을 돌릴 수 없는 것이 부부인 것 같습니다.
치매는 한 사람만의 병이 아닙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이겨내야 하는 긴 여정입니다.
혹시 지금 가족 중 치매 환자를 돌보고 계신다면 너무 혼자 버티려고 하지 마십시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도 함께 챙기시길 바랍니다.
누군가를 오래 돌보기 위해서는 돌보는 사람도 건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 과정의 치매 이해 및 예방 수칙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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