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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는 왜 같은 말을 반복할까요? 기억력이 아니라 뇌의 '저장 기능'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오늘도그로우 2026. 7. 6. 09:03

 

 

"밥은 먹었니?"

 

몇 분 전에도 대답을 해드렸는데 다시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처음에는 "방금 말씀드렸잖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치매 환자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하면서도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시나요?"


"화를 내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면 부모님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한 뒤,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자녀가 "오늘 오후 2시에 병원에 모시고 갈게요."라고 말씀드리면 건강한 뇌는 그 정보를 기억해 두었다가 오후가 되면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가 진행되면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점점 약해집니다.

그래서 방금 들은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미 물어봤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다시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족은 "왜 또 물어보시지?"라고 생각하지만, 환자에게는 그 질문이 매번 처음인 셈입니다.

 



최근 기억부터 먼저 잊는 이유

많은 분들이 "어릴 적 이야기는 잘하시는데 어제 일은 기억을 못 하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역시 치매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오래전 기억은 이미 여러 번 저장되어 비교적 오래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최근에 있었던 일은 새롭게 저장해야 하기 때문에 치매의 영향을 먼저 받습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친구 이름은 또렷하게 기억하면서도 조금 전에 식사를 했는지, 약을 먹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가족들은 답답함보다 병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가족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무심코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에게는 이 말이 오히려 혼란과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본인은 정말 처음 묻는다고 생각하는데 "벌써 여러 번 말했다."라는 말을 들으면 당황하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차분하게 처음 설명하는 것처럼 다시 말씀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말을 열 번 반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환자에게는 열 번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모님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장모님은 현재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함께 앓고 계십니다.

예전에는 산을 좋아하시고 공원도 자주 걸으실 만큼 건강하셨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신 뒤부터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두 분이 늘 다정한 부부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평생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를 떠나보낸 상실감은 결코 작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모님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시고, 방금 했던 말씀을 다시 하시는 일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러시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병을 공부하고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질문은 고집이 아니라 병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장인어른의 별세가 병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모습을 보며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치매 환자가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투지 않는 것입니다.

 

"또 물어보세요?"


"아까도 이야기했잖아요."

 

이런 말은 환자를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짧고 이해하기 쉽게 다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달력에 일정을 적어두거나 큰 글씨 메모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이나 메모를 함께 보면서 이야기하면 환자가 안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드리는 것입니다.

 

 



보호자도 지치지 않아야 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사람입니다.

 

같은 질문을 수십 번 듣다 보면 지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보호자 역시 혼자 모든 부담을 짊어지기보다 가족들과 역할을 나누고, 필요하다면 치매안심센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를 돌보는 사람의 건강도 함께 지켜져야 오래 돌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것은 치매를 이해하는 순간 가족의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병을 모르던 때에는 "왜 또 그러세요?"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하지만 치매가 뇌의 변화라는 사실을 이해하면 "괜찮아요. 다시 말씀드릴게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그 작은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치매 환자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가족을 힘들게 하려는 행동이 아닙니다.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뇌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그 이유를 이해하는 순간 부모님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오늘 부모님이 같은 질문을 다시 하신다면 한 번만 더 따뜻하게 대답해 보세요.

그 짧은 대답은 금세 잊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느끼는 편안함과 안도감은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 본 글은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 과정의 치매 행동 이해 및 돌봄 지침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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